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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보다 열심히 살아온 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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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유봉호
댓글 0건 조회 1,124회 작성일 22-11-11 15: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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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누구보다 열심히 살아온 나는?

 

누구보다 열심히 살아온 나는 얼마나 열심히 멀어져 왔던가 / 열심히 공부해 진리에서 멀어지고 / 열심히 일해서 삶에서 멀어지고 / 열심히 쌓아서 하늘에서 멀어졌던가 / 누구보다 열심히 달려온 나는 너무 많이 나에게서 멀어져 왔다 / 너무 멀리 삶의 경로를 이탈해 왔다 / 너무 얕게 사랑에서 겉돌아 왔다 / 너무 빨리 내 영혼을 지나쳐 왔다.”

 

박노해의 글이다. 괴테가 말한 인생은 속도가 아니라 방향이다(Life is not speed but direction)”는 명언과 맥락이 같다.

 

우리는 속도 전쟁 속에 살아가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속도를 중요시하는 시대를 살고 있다. 그러나 속도보다 더 중요한 것이 있다. 방향이다. 자동차로 사막을 가로지르는 랠리 경주에도 속도 못지않게 방향이 중요하다. 그래서 항상 두 명의 사람이 함께 조를 이룬다. 한 사람은 운전대를 잡고 속도를 내며 또 한 사람은 가야 할 방향을 잡아주는 페이스 노트(Pacenote)’. 페이스 노트는 위치와 방향을 찾아내 운전자에게 알려주어 바른길로 가게 하는 역할을 담당한다. 속도를 생명으로 여기는 랠리에도 방향은 중요하다.

 

주변에 열심히 사는 사람이 많다. 열심히 속도를 냈으나 방향 설정이 잘못되거나 잃어버려 정작 중요한 가치를 놓치며 살아가는 사람도 많다. 누구보다 열심히 살아온 우리도 여기에 속할 수 있다.

 

이스라엘 백성은 광야에서 40년을 도는 인생으로 살았다. 그래도 약속의 땅 가나안에 도착할 수 있었던 것은 방향 때문이다. 정확하게 말하면 하나님께서 불기둥과 구름 기동으로 방향을 잡으셨기 때문이다. 조금 늦더라도 방향만 잘 잡고 있으면 목적지에 도착하는 데 문제는 없다.

 

사실 속도는 누구보다 먼저 도착하고자 하는 욕심이 만들어 낸 산물이다. 그러다 보니 돌아보아야 할 것을 보지 못하고 중요한 것을 놓치고 만다. 고은 시인의 시 그 꽃에 보면 내려갈 때 보았네 / 올라갈 때 보지 못한 / 그 꽃이란 표현이 있다.

 

올라갈 때 보지 못하고 내려올 때 본 이유는 무엇일까? 남보다 빠르게 올라가려 했기 때문이다. 속도를 내어 정상에 선착했지만 주변에 있는 아름다운 자연을 보지 못했다. 정상 선착에만 의미를 둔 나머지 정작 산 곳곳의 아름다움을 감상하지 못했다. 서서히 내려올 때 비로소 자연의 아름다움을 볼 수 있었다. 국토부에서 안전속도 5030을 추진하면서 속도를 줄이면 사람이 보입니다는 표어를 내건 적이 있다. 삶의 속도를 줄이면 볼 수 있는 것이 참 많다.

 

속도의 시대다. 빨리 달리는 것도 중요하지만 바로 가는 것이 중요하다. 바울은 자신의 과거를 열심으로는 교회를 박해하는 사람이라고 했다. 열심을 낼수록 더 많은 성도가 죽어가고 교회가 폐쇄되었다. 속도가 문제가 아니라 방향이 잘못되었기 때문에 속도를 낼수록 바른 방향과 점점 더 멀어졌다.

 

인생의 속도를 잠시 줄이고 방향을 점검하자. 열심히 살되 가치 있는 것에 멀어지지 않도록 삶의 방향을 잡고 살아가자. 사도바울이 방향을 잡자, 이렇게 고백했다.

 

형제들아 나는 아직 내가 잡은 줄로 여기지 아니하고 오직 한 일 즉 뒤에 있는 것은 잊어버리고 앞에 있는 것을 잡으려고 푯대를 향하여 그리스도 예수 안에서 하나님이 위에서 부르신 부름의 상을 위하여 달려가노라(3:13-14).”

 

하나님 우리 아버지

 

먼저 올바른 가치를 향해 방향을 잡고 열심히 속도 내는 인생이 되게 하옵소서. 성령께서 내 페이스 노트가 되셔서 바른 방향으로 늘 이끌어 주옵소서.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기도합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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